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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결국 개인은 콘텐츠가 답이다. 후즈더보스(Who's the Boss)를 보고.

by Bookbybooks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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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메가 히트

 2021년 한국을 뒤 흔들었던 몇 가지 콘텐츠 중 스우파를 빼놓을 수 있을까? 스우파의 메가 히트는 그간 대중들에게 각인되지 못했던 한국 여성 댄서 씬 자체를 전면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출연한 여성 댄스 크루들의 팬덤을 연예인 이상으로 북돋아 주는 역할을 했다. 당시 출연했던 댄서들은 여전히 종횡무진 중이며, 이후 스트릿댄스 파이터 시리즈로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여자 고등학교 크루 대전, 2021년 연말 방영)가 진행되었고, 스트릿 맨 파이터(22년 여름 예정)가 론칭을 준비 중에 있다.

리얼함에 아쉬움을 표했던 댄스 레전드 제이블랙

 스우파의 히트는 많은 전현직 댄서들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프로그램 방영 당시 SNS를 통해 각자 본인들이 생각하는 스우파 관전평과 한국 댄스 씬에 대한 이야기 등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다. 이 중에 특히 한국 댄스계 레전드 중 한 명인 제이 블랙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팬들의 요청으로 스우파를 보고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콘텐츠를 진행했는데,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아쉬움 섞인 피드백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대해선 상당히 높게 평가한 반면, 이로 인해 대중들이 스트릿 댄스에 대해 곡해할 가능성과 리얼한 댄스 배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여러 차례 강변했는데, 특히 1) DJ가 무작위로 트는 한 가지 음악에, 2) 두 명의 댄서가 각자의 스타일대로 춤을 추며, 3) 저지와 관객들에게 냉정하게 평가를 받는 형태가 진짜 스트릿 댄스 배틀이라며, 만약 본인이 그런 기획을 하게 된다면 그렇게 만들어 보겠다는 이야기를 남긴다.

후즈 더 보스(Who's the Boss)의 론칭

 22년 2월 말, 제이블랙의 유튜브 채널에 Who's the Boss (후즈 더 보스)라는 콘텐츠가 등장했는데, 이는 앞선 영상에서 제이블랙이 말했던 진짜 스트릿 댄서들의 배틀에 대한 콘텐츠였고, 제이블랙 역시 본인이 해당 프로그램 기획에 직접 참여했고, 댄서들 섭외에도 심혈을 기울였으니 꼭 한 번 봐달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출연진은 제이블랙을 포함해 팝봉, 투페이스, 유봉, 마리오, 리벨, MCJO, 도균, 5000, 와쿤, COVA, 투탓, GV 로 남성 댄스신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정상급 댄서들이 출연해 1:1로 정상을 가리는 심플하고 터프한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최종 우승을 차지는 이는 '서열 1위'라는 상징적 영예와 상금 1천만 원을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방심할 수 없는 영상 콘텐츠 시장

 1화 영상 및 별도로 업로드된 1:1 배틀 영상을 보며, 이른바 스우파를 만들고 히트시킨 원조 가게 엠넷도 자칫 앞선 성공에 취해 방심했다간 후발 주자에게 그 깃발을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우파에서 시청자와 전문가들이 남긴 피드백들을 빠르게 캐치하고, 해당 콘텐츠 기획 및 한 발 빠른 론칭을 선보이면서도, 케이블 방송 퀄리티 이상을 보여주면서 케이블 방송이 미처 다 담지 못했던 날 것의 느낌까지 온전히 살린 느낌을 받았다. 굳이 말을 만들면 '유튜브 개인 채널의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라고 해야 할까?

 

 왠지 모를 프로의 냄새가 풍겼는데 영상 말미를 보니, 해당 프로그램의 기획 및 제작을 '334 제작소'라는 곳에서 진행했다고 나오더라. 구글링을 해보니 예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기미 작가로 나왔던 작가 분이 퇴사 후 차린 회사였고, '공중파와 케이블에 예능을 제작하던 이들이 나와서 차린 제작소'로 디지털 콘텐츠 기획부터 채널 관리까지 가능한 곳이란 소개 글이 보였다. 이제 더 이상 '외주 제작사'라는 존재가 그간 공중파와 케이블의 방송을 대신 제작하는 하청업체라는 단어만 수식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개인은 콘텐츠로 갈 수밖에 없어요.

김지수 인터스텔라 바이브 컴퍼니 부사장 송길영 님의 인터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Q. 유튜브가 교육과 시장 기능을 담당하면서 산업 질서도 급격하게 변했죠?

A. “네. 가령 ‘오징어 게임’이 히트하면 창작자와 넷플릭스 플랫폼만 살죠. 과거의 배급사, 투자사, 해외 마케팅 등이 다 없어졌어요. 게이트 키핑 잡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요. 이런 추세로 가면 우리는 결국 둘 중 하나의 영토에 서게 됩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아니면 플랫폼 제공자. 개인은 콘텐츠로 갈 수밖에 없어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스승은 유튜브, 비서는 AI… 단 생각은 네가 하라” 송길영 중에서

유튜브의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영상 제작 자체의 퀄리티는 점차 상향 평준화되고 제작 가격 역시 무한한 경쟁으로 인해 어느 지점으로 맞춰질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된다. 결국 가치를 창출하는 건 핵심은 콘텐츠와 기획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들 각자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은 콘텐츠, 그리고 이런 각각의 콘텐츠들을 잘 조합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획력만이 이 영상의 시대에 우리가 빛을 볼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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