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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켈리 최의 창업 이야기

by Bookbybooks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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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회사를 다니며 가끔 창업을 해보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과 사업 모델을 가지고 법인을 만들고, 투자를 받고 직원들을 뽑고 사업을 영위해 가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한 번쯤 쓰임이 있는 사람이 되는 그런 상상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창업, 사업 초창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을 볼 때면 괜스레 저자가 대단해 보이고, 종이 몇 장에 담겨 지나가는 그 장면 장면마다 얼마나 큰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을지 떠올려보곤 한다. 언젠가 나도 내 사업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지 모른다. 상황에 떠밀려 불완전한 시도를 하기보단 직장을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시도를 하고 실패를 경험하면서 창업에 대한 사전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주인공인 켈리 최, 이 여인은 지금 전 유럽의 대형 마트에서 초밥을 만들어 파는 켈리 델리라는 업체의 대표로 관련된 여러 요식 사업체를 꾸리고 있는 여성 CEO이다. 수년간 그녀가 써 내려간 창업과 수성의 이야기를 이번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를 통해 만나보도록 하자.

 

화려한 성공에 이은 혹독한 실패

 저자는 책 초반 부에 본인의 실패담부터 이야기하는데, 실패의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스스로 계속해서 본인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한다. 가난한 어린 시절의 서러움과 이를 이겨내기 위한 절박함. 그리고 최고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살던 10-20대의 모습들이 책 속에 켜켜이 쌓여 보였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다시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 벽에 부딪혔고 알 수 없는 매너리즘이 왔었다고 말한다. 그 전까지만 해도 본인 특유의 행동력으로 밀어붙임으로 모든 것을 해내 왔던 그녀였는데, 감각의 경지에 있어서는 그런 단순 무식한 방법이 통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친구의 권유로 함께 전시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공교롭게도 해당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프랑스와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고 큰 클라이언트들도 몇몇 생기기 시작했다. 사업가로서 준비 없이 시작한 사업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구멍이 나기 시작했고, 그녀는 애써 이를 무시하며 본인 스타일대로 밀어붙여 나갔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 대로 자만심과 경험 부족, 공부 부족의 이유로 사업은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마지막으로 던진 무리수마저 통하지 않은 채 10억이 넘는 빚만 지고 사업을 접게 된다.

 

사업이란 결국 공부다.

 그녀는 책 곳곳에 이전 사업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적어놓았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이 잘 되는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더 잘될 수 있을지와 같은 이야기를 남겨 놓은 걸 볼 수 있다. 당시 사업의 실패가 얼마나 그녀에게 뼈저린 아픔이었고, 이를 절대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곱씹고 있는지를 잘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이 중 인상적인 부분은 재미로 진행하고 큰 수익이 없었던 몇몇 프로젝트들을 언급하며 ‘재미있었으니 됐어'라고 합리화한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걸 고백하는 지점이었다. 기본적으로 사업이 지속되기 위한 안전장치 정도는 마련해두고, 이를 더욱더 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저 이것저것 저지르기만 하고 바쁘게만 살다 사업가로서 필요한 통찰력을 기를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고도 말했다. 나름 성공했던 사업가였기에 다시 출발하기까지 생각보다 힘든 터널을 지나왔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공부하고 또 공부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저지르기만 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본인이 하고 싶고 시장성도 있는 아이템을 찾기 위해 2여 년 간 공부하고 노력했다. 본인이 잘할 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요식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직접 초밥을 만들어 파는 형태의 가게를 운영하는 걸로 목표를 잡는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 알아보고 조사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다지게 된다.

 

100권의 책, 그리고 사람.

 책의 중간에는 저자가 사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여러 책들이 언급되는데 나 역시 알고 있는 명저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 분야의 책을 100권만 제대로 읽으면 그 분야의 학위를 딴 것과 같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떤 책을 읽을지 세심하게 고르고 정해진 책들을 고루 읽어가면서 내게 필요한 부분을 찾고 내게 맞게 변형하고 적용하여 활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권한다. 100권을 모조리 다 소화시키겠다는 각오로 달려든 것처럼 2여 년간 그녀는 초밥에 대해 공부했고 숨 가쁘게 시장조사를 다니고 또 다녔다. 그러면서 때론 두려움도 있었고 자금이 부족해 원하는 데로 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궁즉통이라 했던가!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일본 초밥 장인은 그녀의 삼고초려에 흔쾌히 합류 의사를 밝혔고, 책으로만 만나던 유명한 인사들도 그녀의 물음에 따뜻한 대답을 건네주곤 했다. 그녀의 말처럼 도움을 요청할 때 반드시 상대방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 철학, 전략 등이 나와 일치하는 지를 잘 설명해야 그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 게 인상적이었다. 또한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내가 얼마나 확신에 차있는가가 핵심인데, 이는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믿음과 연관되는 것으로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입장에서 비전을 담을 때 상대방을 더욱 감읍시킬 수 있는 것이다.

 

마치며

 실패를 딛고 그녀는 이제 수 백개의 성공한 요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CEO가 되었다. 본인의 가족 여행을 위해 1년간 회사를 비워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직원과 시스템을 만들어 두었고, 더 많은 나라에 다양한 브랜드로 다가설 전략을 만들고 있다. 책 후반부에 자세하게 적은 그녀의 회사에 대한 이야기와 직원들의 에피소드 역시 그녀가 얼마나 자기 회사와 사람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줌을 알 수 있다. 그녀는 기적은 행동하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한다. 그녀처럼 삶의 기적을 적극적으로 이뤄낸 사람은 그러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행복감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음을 책을 통해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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